처음 진단을 받으면 주위 사람들이 모두 신경을 써 준다. 그러나 이 병은 다리 골절처럼 단기간에 끝나는 투병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투병생활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본인도 지치지만 가족들도 지친다. 배우자와 아이들의 삶이 나 만큼 힘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진단받았을 때 아이들이 고1,중1이었다. 대한민국의 교육체제에서 인생의 제일 중요한 시기였다. 내가 죽을 때 죽더라도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최소한 엄마가 일찍 죽어 내 인생 꼬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은 남편이 전담하기로 하고 나는 내가 돌보기로 했다. 병원에 갈 때에도 웬만하면 혼자 가고 입원했을 때도 식판을 나를 기운만 있으면 보호자를 부르지 않았다. 입원시 본인이 식사 후 식판을 복도로 나를 기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