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투병생활

환자들의 즐거운 쇼핑 생활

stayalive1 2020. 3. 25. 07:15

나는 발병하기 전에도 온라인쇼핑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발병 후에는 신발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물건을 온라인으로 산다.

신발은 발톱주변 염증 때문에 내가 매우 예민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꼭 오프라인으로 산다. 신어서 많이 걸어보고 산다.

신발 살 때는 두 치수정도 크고 앞부분이 뾰족하지 않고 뭉뚝한 모양, 신발 안의 발가락 부분의 공간이 높은 것으로 산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옷까지 온라인으로 산다. 이미 예쁘게 입는 것은 포기 했고 따뜻하게만 입으면 되니 치수만 맞으면 무조건 산다.

모든 식료품도 온라인으로 산다. 요즘에는 배달해주는 사이트가 많다. 주로 이마트의 쓱 배송, 쿠팡 프레시을 사용한다.

공산품이 아닌 야채나 과일은 눈으로 보고 사는 것이 좋지만 환자들에게는 그런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

슈퍼가서 물건 고르는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배달이 안되는 경우 사가지고 오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하다.

또 온라인쇼핑은 내가 힘있는 시간 아무 때나 쇼핑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부득이 슈퍼에 직접 가야 하는 경우에는 이마트와 같이 대형마트보다는 중소마트가 좋다. 이마트는 온갖가지 제품과 사람들이 많은 닫힌 공간이라면 중소마트는 일단 사람들이 적고 늘 문을 열어 놓고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적은 오전에 가면 좋다.

평소에는 몰랐지만 환자가 되어 마트에 가면 엄청난 냄새가 난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세제 코너에 가면 숨이 막힐지경이다.

옷가게에도 미세 먼지가 엄청 많다는 것을 느낀다.

 

제일 좋지 않은 곳이 백화점이다. 무엇을 하나 사려고 해도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신발가게도 냄새가 많이 나지만 어쩔수 없이 직접 간다. 백화점 안의 매장 보다는 길에서 바로 들어 갈 수 있는 단일 매장이 좋다.

서울 근교 산들의 입구에는 등산용품을 파는 할인매장이 밀집해 있다. 가격도 싸고 공기도 다른 매장보다는 좋다.

북한산, 청계산 입구.

 

식료품 외의 물건들은 옥션에서 산다. 옥션에 없으면 네이버에서 서치 해서 산다. 다른 사이트에서 사면 회원가입을 새로 하는 것이 귀찮아서 왠만하면 옥션에서 산다. 가끔 위메프에서 사기도 한다. 싼 것도 있지만 품목이 많지는 않다.

현대 사회는 초소비자 사회라서 내가 살면서 이런 상품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옥션에 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투병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은 다 옥션에 있었다. 나의 투병 생활이 나만 겪는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나보다 앞서 경험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투병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이미 모두 상품화 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옥션에서 적당한 검색어를 찾아내는 것이 힘들 뿐이다.

 

다만 너무 가격이 싸서 제품 가격보다 배송료가 더 비싼 제품들은 가끔 다이소에 가서 샀다. 그래도 밖에 나가기 힘든 겨울에는 옥션에서 샀다.

여행용 크림통, 플라스틱 약 케이스 같은 것은 다이소에 다양한 제품이 있다. 오랫동안 투병 생활하다보면 여행용 크림통은 정말 많이 필요하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 갈 때는 사고자 하는 물품만 얼른 사가지고 나온다. 이리저리 다른 상품 구경하지 않는다.

 

옥션에서는 과일, 마, 알로에, 고구마, 해산물(전복, 조개), 견과류, 생활용품, 세탁세제, 옷, 등산용품, 건강용품등을 사고 심지어 다육이, 화분, 화분흙까지 살수 있다.

 

 

내 눈으로 직접보고 물건을 사는 것도 환자들에게는 사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