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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들과 제주 여행

설날 연휴 지나고 네자매가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살면서 네자매만 여행을 다녀 온 것은 처음이었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 함께 다녔고 한 명씩 결혼을 할 때마다 함께 여행하는 이들의 숫자가 줄었었다. 각자 결혼 후에는 제 식구들과 함께 여행하기도 벅찼다. 이제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으니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언니의 은퇴와 형부의 사망이다. 한달 간격으로 배우자의 사망과 은퇴를 경험한 언니의 심정은 어떨까? 은퇴는 이미 계획된 것이었지만 건강했던 형부의 죽음은 정말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지탱하던 기둥 두 개가 한꺼번에 날아 간 것이다. 자매란 그런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했지만 만나면 시간의 간극없이 10대처럼 웃고 떠들 수 있는 사이...... 각자의 문제점과 ..

난소암에만 치료약물을 운반하는 나노베지클 개발

연구팀은 암세포만 파괴하도록 치료제를 수송하는 물질인 암세포 유래 ‘나노베지클’을 개발했으며, 나노베지클은 세포와 세포 간 단백질·리보핵산(RNA)을 운반하는 역할 및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 정보를 그대로 저장하고 있어 난소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의 정밀한 운반이 가능 https://www.nnpc.re.kr/bbs/board.php?bo_table=02_04_01&wr_id=19118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 | 난소암에만 치료약물을 운반하는 나노베지클 개발 > 국내·외 나노기술 국내 주요 나노기술 정책·기술개발 동향 제공 난소암에만 치료약물을 운반하는 나노베지클 개발 페이지 정보 발행기관 메드월드 저자 종류 R&D 나노기술분류 발행일 2021-10-29 조회 119 출처 U www.nnpc.re.kr ..

남한산성

어제 동생과 남한산성에 다녀왔다. 남한산성은 내가 처음 발병하고 걷는 연습을 하러 많이 다니던 곳이다. 동생이 처음에 나와 함께 걸어주던 곳이다. 당시에는 내가 이렇게 오래 버틸지 몰랐다. 2년6개월 정도의 시간만 남았다고 의사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을 터라 당시에는 거의 절망적인 기분으로 다녔었다. 지난 9년의 시간이 길면 긴 시간이고 짧으면 짧은시간이다. 그동안 여러 번 이사를 다니는 바람에 남한산성에서 멀어져 오지 않다가 우연히 동생과 다시 오게 되었다. 한파 뒤에 기온이 올라간 상황이라 산성 내에는 할머니 단체 등산객들이 좀 있었다. 이 곳은 산 속이지만 체력에 따라 쉬운 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 체력이 약한 분들이 오기 좋은 곳이다. 예전에 몇 번에 걸쳐 남한 산성을 다 돌았었다. 건간하신 분들은 ..

어느 누구의 마지막 소원

가끔씩 유명대학병원의 의사선생님의 암 관련 동영상을 본다. 그분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새로운 영상을 올리기에 가끔씩 들려 본다. 최근에 본 영상 중에 환자의 마지막 소원에 대해 한 선생님이 언급했었는데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다. 한 중년 여성 환자의 마지막 소원은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식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나는 지난 2년 동안 좀 많이 지쳐있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으니 삼시세끼를 차려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끼 정도는 시켜 먹었다. 코로나 전에는 아침만 차려주면 나머지는 밖에서 해결하고 왔었다. 나는 발병하기 전 직장맘이었기에 내 인생에서 이렇게 열심히 주방일을 한 적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고 짜증내는 일이 누구에게는 '이루어질 수 없는 마지막 소원일 수 있..

형부

일요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형부가 돌아가셨단다. 주위의 말기암 환자들의 죽음을 늘 담담하게 지켜 보았던 나였지만 충격을 먹었다. 형부가 나보다 먼저 가실 줄 몰랐다. 평소에 건강하셔서 늘 등산을 다니던 분이었다. 그 날도 아침에 등산 갔다가 내려 와서 가슴이 답답해서 본인 스스로 119를 불러 병원에 가셨다가 소생하지 못하였다. 이른바 급성 심정지이다. 일요일 아침에 건강하게 산에 가셨던 분이 지금은 차가운 영안실에 계신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언니와 조카들도 멘붕 상태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요즘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이 강세이다. 드라마를 보다보니 데자뷰를 느꼈다. 이 드라마의 주 테마가 '자신의 죽는 날을 미리 선고 받는다'는 것인데 듣다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암4기 환자들에게는 여지없이 '남은 시간'이 선고 된다. 물론 드라마처럼 정확하게 지켜지지는 않은다. 더 빨리 죽을 수도 있고 오래 버틸수도 없다. 의사선생님도 누가 오래 버틸지 모른다. 이 드라마에서는 죽음을 선고 받은 이유가 '죄'를 지어서라고 '신진리회'는 우긴다. 이 영화의 감독은 '죄'를 강조하는 종교에 반감을 가진게 아닐까 생각했다. 암에 걸린 것도 '내 탓일까?' 처음에 암에 걸렸을 때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나보다 담배도 더 많이 피고( 흡연자였던 친정아버지는 노환으로 ..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화, 분노, 좌절, 초조감)

환자들은 잘 지내다가도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휩싸인다. 특히 정기 검진하기 일주일부터 초조해진다. 나 같은 4기 환자들은 '3개월 인생'이다. 3개월마다 CT를 찍어 상태를 체크해서 괜찮으면 또 3개월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검진 시기가 다가오면 초조해지고 화가 쉽게 난다. 사실 그 상황에서 내가 화를 내거나 초초해해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 그저 나의 감정 소모일 뿐이다. 결국 내게 주어진 시간을 불행하게 쓰는것 뿐이다. 나의 종교인 불교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보통 업이라고 한다.)을 태우기 위해 엄청난 육체 노동(절)과 염불 기도를 권한다. 절과 기도를 열심히 해서 내 소망이 100% 이루어진다고는 말할 수 있지만(사실 바라지도 않는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태우고 진정하는데는 정말 효과가..

단풍 구경할 사이도 없이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다.

지난 일요일(2021.11.7)에 공원에 나갔더니 반팔 입은 사람들도 었다. 최고 기온 20도까지 올랐다. 예년보다 10도 이상 높아서 무슨일? 하면서도 나는 좋았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마치 겨울 바람부는 소리가 들렸다. 기온을 보니 6도였다. 갑자기 봄에서 늦가을로 왔다. 하루종일 밖에 나가지 않고 걷기는 러닝머신으로 했다. 목요일부터 기온이 좀 올라 10도 안팍을 유지한단다. 올해의 마지막 단풍놀이를 어디로 갈까? 작년에는 한양도성길을 걸었었다. 그 전해에는 북한산을 갔었고.... 서울 둘레길이나 걸을까?

'오징어 게임'의 공포

요즘 근 한 달동안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유행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느끼는 공포는 '참혹한 전쟁의 공포'가 아니다. 이 드라마에서의 공포는 아이들이 노는 일상적이고 재미있는 놀이의 결과에 따라 생사가 판가름난다는 것이다. '달려가다 멈출 때 멈추지 못하면 죽고, 유리 잘못 밟으며 죽는 것이다. ' 암환자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일상적이고 작은 실수가 생사를 가르는 것은 암투병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들과의 즐거운 외식이 자칫 잘못하면 패혈증을 유발하고 친구들과의 잡담하다 감기 걸린 것이 폐렴으로 가고 늘하던대로 서서 바지 입다가 넘어져 골반이 골절되기도 하고 눈 뜨자마자 약 먹다가 목에 걸려 응급실 가는 것이 4기 암환자들의 일상이다. 이런 작은 실수가 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