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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의 마지막 소원

가끔씩 유명대학병원의 의사선생님의 암 관련 동영상을 본다. 그분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새로운 영상을 올리기에 가끔씩 들려 본다. 최근에 본 영상 중에 환자의 마지막 소원에 대해 한 선생님이 언급했었는데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다. 한 중년 여성 환자의 마지막 소원은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식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나는 지난 2년 동안 좀 많이 지쳐있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으니 삼시세끼를 차려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끼 정도는 시켜 먹었다. 코로나 전에는 아침만 차려주면 나머지는 밖에서 해결하고 왔었다. 나는 발병하기 전 직장맘이었기에 내 인생에서 이렇게 열심히 주방일을 한 적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고 짜증내는 일이 누구에게는 '이루어질 수 없는 마지막 소원일 수 있..

형부

일요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형부가 돌아가셨단다. 주위의 말기암 환자들의 죽음을 늘 담담하게 지켜 보았던 나였지만 충격을 먹었다. 형부가 나보다 먼저 가실 줄 몰랐다. 평소에 건강하셔서 늘 등산을 다니던 분이었다. 그 날도 아침에 등산 갔다가 내려 와서 가슴이 답답해서 본인 스스로 119를 불러 병원에 가셨다가 소생하지 못하였다. 이른바 급성 심정지이다. 일요일 아침에 건강하게 산에 가셨던 분이 지금은 차가운 영안실에 계신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언니와 조카들도 멘붕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