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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명상

코로나의 긴 터널 속에서 환자들은 점점 더 지쳐간다. 코로나 전에 나는 열심히 산에도 가고 근처 사찰 순례를 했었다. 삶의 끝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뿐이라는 생각이었고 '막장에 몰린 삶'이란 생각을 하곤했다. 그러나 코로나 2년을 지내면서 그래도 그 시절이 나에게는 '좋은'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집 앞의 공원만 죽어라하고 간다. 공원을 뱅뱅 도는 80대 노인들과 얼굴을 익힐 정도이다. 공원에 가면 비슷한 시간 대에 늘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회복 중인 뇌출혈 환자, 열심히 움직이는 그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줌 명상을 시작했다. 지금은 대면으로 명상을 하러 다닐 상황이 아니니 줌으로 모여 명상을 하는 것이다. 새벽 6시에 시작하지만 나..

남편의 코로나 감염 격리가 무사히 끝났다.

다행히 남편 외에는 아무도 감염되지 않고 격리기간이 끝났다. 남편의 증상은 약간 독한 독감 정도로 기침은 많이 나오지 않았고 가래가 좀 나왔단다. 목소리가 좀 쉬었었다. 매일 아침 전화로 상황 체크를 했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베란다 쪽으로 가서 잘 있나 확인을 했었다. 약은 확진 받기 전 방문한 이비인후과에서 아무래도 코로나인 것 같다며 1주일치 약을 넉넉하게 처방해 주어서 그것으로 버텼다. 격리 기간은 끝났지만 그 기간은 나라에서 최소한의 기간을 정한 것일 뿐 당분간은 밥도 따로 먹고 식기도 계속 끓일 생각이다. 나는 원래 의사선생님이 일주일 조심하라고 하면 2주일 조심하는 사람이다. 의학에서의 '기간'이란 평균적인 기간일뿐 사람마다 다 다른데 이런 경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

남편이 코로나 확진을 받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하는 시기에 들어섰다. 외국처럼 한번쯤은 겪어야 할 시기가 드디어 온 것이다. 밖에 나가 일을 해야하는 남편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나는 남편이 확진을 받은 후 바로 PCR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었다. 다시 한번 할 예정이다. 확진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인데 홀로 다른 곳에 가서 자가 격리하다가 상태가 심각해졌다는 기사를 읽은 터라 상황 체크가 쉬운 집에서 격리를 하기로 했다. 이제는 정부가 알아서 해주던 시기가 지났고 약조차 각자 알아서 사 먹어야 하는 시기가 도달한 것이다. 다행히 3월1일부터 확진자의 동거인은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 외부 출입은 가능한 것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남편을 화장실이 딸린 안방에 있게 하고 생수 한 박스 넣어주고 나는 밥만 주었다. 문 앞에 작은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