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가 되면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이 된다. 그래서 외출할 때 낯선 사람들이 내가 암환자인 것을 알아채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투병 생활 동안 거의 매일 걸었는데 2015년 백금계 항암제를 쓰면서 머리를 싸악 밀었다. 그래서 밖에 나가 걸을 때는 부분 가발과 모자를 쓰고 걸었었다. 요즘 코로나 시국이라 멀리 못 가고 죽어라 동네 산만 가는데 어제 산에 갔다가 '당당한' 여자 분을 만났다. 동네 산에 매일 가면 자주 만나는 분들이 있다. 어디 사는 누구 인지 모르지만 젊은 나이에 저렇게 줄기차게 걷는 것을 보면 아마도 암환자가 아닐까 추측을 하기도 한다. 보통 암환자들은 나처럼 부분 가발과 모자를 쓰고 걷는데 경험자는 딱 보아도 암환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경사길을 내려 가는데 챙만 있는 모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