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투병생활

암환자의 직업은 '걷는 사람'

stayalive1 2020. 3. 12. 17:39

암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걷기다. 보통 환자들끼리 '요즘 운동 많이 하셨어요?'하고 묻는데 그 운동은 걷기이다.

일단 수술을 하거나 항암치료를 받으면 아무리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체력이 80대노인 수준으로 떨어진다.

할수 있는 운동이 걷기 밖에 없다.

 

왜 걸어야 하는가?

우선 사람은 동물이다. 즉 움직이는 생명체인 것이다. 많은 인간의 움직임 중에서 체력이 약한 환자들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걷기이다.

걷기는 정신 건강, 소화기 건강, 심혈관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 걸으면 정신적으로 차분해 진다.  걷기는 최고의 우울증 치료제이다.

항암제 때문에 장운동이 잘 되지 않을 때 걸으면 그제야 방구가 나온다.  장운동을 촉진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타인 앞에서 방구를 뀌면 실례지만 암환자들 사이에서 방귀를 뀌면 축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

신체대사를 촉진해 체온을 올린다.

걷기의 규칙적인 리듬은 우리 인체의 리듬을 복구해주는 기능이 있다.

걸으면서 내 몸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암환자가 되면 여러가지 충고를 받게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공통되고 반대가 없는 충고가 걷기이다.

또 돈이 들지 않지만 꾸준히 실천하기 힘든 충고이다. 세상에 한방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충고이다.

(물론 뼈에 암이 전이된 환자는 전이의 정도나 부위에 따라 골절의 위험이 있어 걸으면 안된다.)

 

먹어서 소화 잘되고 건강해지는 항암제는 세상에 없다.

항암제는 그냥 독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세포독성 항암제는 '너죽고 나죽자'의 논리이다.

약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항암제는 소화기, 간을 포함 모든 신체 기관을 조금 또는 많이 망가뜨린다.

특히 백금계 항암제를 맞은 날에는 소장과 대장의 운동이 딱 멈추고 피마저 순환을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건강한 사람의 신체가 전자동 공장이어서 먹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절로 소화가 된다고 치면 항암제를 맞은 환자의 신체는 수동형 공장이다.

매 공정마다 손으로 돌리거나 신경을 써줘어야 한다. 즉 밥 먹기 전 좀 걸어야 겨우 밥맛이 나서 음식이 넘어 가고 식사 후에는 좀 걸어서 내장을 흔들어 주어야 소화가 되는 것이다. 또 조금만 실내 온도가 내려 가도 체온이 떨어지니 걸어서 근육을 움직여야 체온이 좀 올라 간다.

 

따라서 암환자들에게는 단 시간 내 강한 운동 보다는 저강도의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좋은데 그렇게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 밖에 없다.

물론 체력의 정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거나 빨리 걷다가 천천히 걷기, 경사도 있는 길 걷기 등 다양한 방법은 많이 걷다보면 요령이 생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길을 어떻게 걷느냐가 아니라 '걷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아는 불굴의 환자는 한 걸음 내딛고 숨 두번 쉬고 또 걸을 정도로 힘든데도 걸었다고 한다. 이 분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었는데 완전 관해되었다. 그리고 요즘 암벽등반 한다.

힘들다고 누워서 tv만 보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항암하고 며칠은 좀 누워 있겠지만 가급적 빨리 떨치고 일어나야 산다.

 

발병하기 전 등산도 많이 하고 걸었던 분들은 걷기에 심리적 저항이 없다. 항암 치료 때문에 체력이 떨어져 있으니 평소보다 강도를 낮추면 된다.  하룻밤에 산봉우리 몇 개를 넘었던 '화려한' 과거는 잊고 강도를 낮추면 된다.

그러나 평소에 잘 걷지 않았던 사람들은 발병해서 걸으려면 정말 걷기 힘들다.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오늘만 걸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계속 걸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나는 처음 걸을 때 걷다가 걷기 싫어 한적한 등산로에 주저 앉아 엉엉 운 적도 있었다. 걷기 싫어........

 

걷기는 단지 신체적 건강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걷기에서 오는 심리적 안정은 매우 크다. 항암 환자들, 특히 4기 환자들은 일단 다 불안증 환자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이런 불안증을 가라 앉히는데 걷기가 매우 도움이 된다.

 

걷기는 나의 모든 활동에 우선한다. 잘먹고 잘싸고  잘 자는 행동 다음으로 중요하다.

여자들인 경우 집 안일이 많다.  더구나 깔끔한 성격인 경우 지저분한 것이 눈에 거슬려 그것을 치우다가 힘 떨어져서 나가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주방에 설것이 할 그릇이 쌓여 있어도, 집 안이 지저분해도 일단 걸은 다음 힘이 남으면 집 안 일을 한다는 마음 가짐이 있어야 걷기를 꾸준히 할 수 있다. 또 주부들은 자신의 일과는 항상 가족들 일과에 맞추어져 있고 가족들 일과 때문에 우선 순위가 밀리기도 한다.

환자에게 있어서 걷기는 '직업'이다. 애들 밥차려주기 위해 출근을 못하는 경우는 없다. 아이들에게 밥 배달 시켜 주고 엄마는 걸으러 나가야 한다.

병나기 전에는 나갈 때 준비할 것이 많았다. 목욕하고 화장하고...

암환자는 목욕하다 기운 떨어져서 못나가거나 준비하는 게 귀찮아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도 한다.

어차피 걸을 때 햇빛 때문에 눈만 빼고 얼굴을 다 가리는데 굳이 목욕할 필요없다. 눈꼽만 떼고 나가야지 나갈 수 있다.

특히 동네 한바퀴 돌 때는 옷만 갈아 입고 나가자. 모자 쓰면 머리 감지 않아도 티도 안 난다.

예전에 경북궁에 갔었다. 이슬람 문화권 여자들이 예쁜 한복에 히잡을 쓰고 있었다. 나는 히잡을 지나 거의 부르카 수준(눈만 노출, 장갑을 껴서 손도 다 가림)으로 입고 돌아 다녔더니 나를 유심히 보는 것 같았다.

 

걷기 초보자를 위한 팁(매우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충고)

공원에 가면 열심히 걷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 같아 보여도 레벨이 있다.

 

1. 평소에 걸어보지 않은 사람.- 처음에는 걷기 도우미(가족, 친구, 친척)의 도움을 받는다.

   나는 아프기 전에 할 일없이 걷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일을 해서 결과를 내던지 책을 읽어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살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병이 난 것 같다.

  하여튼 그래서 걸어야 산다는 소리를 듣기는 들었는데 어디서 어떻게 걸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파트 주변을 조금씩 걷다가 재미 없어서 그냥 들어 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동안 좀 걸었던 동생이 남한 산성에 같이 가지고 연락을 했다. 동생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걸으니 빨리 시간이 지나가고 처음 가는  길을 찾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몇 번 동생이 나와 함께 걸어 주었다.

 같이 등산복과 가방을 사러 가 주었고 스틱을 펴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그 때 스틱이라는 것을 처음 만져 보았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맙다.

  동생과 함께 걷다보니 혼자 열심히 걷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혼자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때 도우미의 역할이 중요하다. 환자의 신체 상태를 잘 고려해서 속도와 걷는 장소의 경사도를 잘 고려해야 한다.

   도우미는 자신이 재미있을려고 걷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도우미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끔 같이 걸어 준다면서 환자의 상태를 살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 걷는 환자들은 가급적 경사도가 낮은 곳을 걷기 시작해야 질리지 않는다.

   점점 자신이 붙으면 경사도가 있는 곳에 도전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집 주변 골목에서 시작해서 공원, 천변길, 둘레길로 도전한다.

 

   어떤 50대 남자환자는 발병 전 등산을 많이 했었는데 친구들이 도와 준다고 본인들이 가는 높은 산을 데리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가 힘들어 하니 양 옆에서 친구들이 어깨에 끼고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와서는 회식 장소(술먹고 떠드는)까지 데리고 갔단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평생 철들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철이 없거나 아니면 포기하고 마지막 향연을 즐겼거나..........

   환자는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 그것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빨리 죽게하는 행위이다.

   

 

2. 혼자 걷기 레벨 1 - 음악이나 오디오 북을 들을면서 걷는다.

 매일 걸어야 하는데 항상 누군가가 내 걸음 보조를 맞추어 걸어 줄 수는 없다. 환자는 자신의 상태에 맞게 걸어야지 같이 걷는 사람에게 보조를 맞추면 안된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들과 자꾸 걷다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결국 혼자 걷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매우 지루함을 느낀다.

 이럴 경우 좋아하는 음악이나 오디오 북을 들으며 걸으면 시간이 빨리 간다.

 요즘에는 전화를 하면서 걷는 사람들도 많은데 환자들은 숨이 차서 그것도 힘들다.

 스마트폰을 다 들고 있으므로 어렵지 않다. 다만 이어폰은 꼭 사용한다. 가끔 노래 크게 틀고 걷는 분이 있는데 이것은 민폐이다.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면 청각이 나빠지는데, 나는 어차피 오래 못 사는 데 청각나빠지는 것이 문제냐라는 생각으로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제는 좀 자제한다. 

동네 산을 걷다보면 혼자 걷는 분들이 정말 많다. 

 처음에는 동기부여나 내 상태를 정검하기 위해 걸은 거리와 속도, 경사도를 기록하는 등산앱을 사용하면 좋다. 나의 체력 상태를 알게되고 '오늘은 내일보다 더 걸어야지' 하는 동기부여도 된다.

 

3. 혼자 걷기 레벨 2 - 마음챙김 걷기 명상

 몇 년을 걸으면 운동화만 신으면 자동적으로 걷기 시작하는데 음악이나 오디오 북을 듣는 단계가 지나면 걷기 명상을 하는 단계로 올라 갈 수 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바로 걷기 명상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한 2년은 노래와 오디오북을 들었던 것 같다. 걷기 명상은 지도자의 방법에 다라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별 차이 없다.  인터넷에 여러 가지 걷기 명상 방법이 있다. 본인이 편한 것을 택하거나 시기별로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 좋다. 어떤 방법이 최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걷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재미도 있다. 

 

 걷기 명상은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 플럼 빌리지의 틱낫한 스님의 방법)

  1단계 : 눈을 아래로 깔고 나의 호흡과 내 다리 근육의 움직임, 내 허리의 움직임, 발바닥의 느낌에 집중한다.

            두 걸음 내 딛고 들이 쉬고 세 걸음 딛고 내쉬며 내 몸 근육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은 꽤 바쁜 일이다.

            다른 생각할 틈이 없다.

            조금만 집중이 흩어져 딴 생각하면 호흡의 리듬을 잊게 된다.

           이렇게 걷게 되면 어디를 다녀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몸이 삐뚤어진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몸에 집중해서 걸어야 똑바로 걷는다.

           나는 조금이라도 딴 생각이 들어 오면 바로 절룩거린다.

  2단계 : 1단계가 잘되면 이번에는 내 호흡에 대한 관찰을 유지하면서 눈을 들어 내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관찰하며 걷는다.

           이렇게 걷게 되면 평소 보지 못했던 것을 많이 보게 되고 나뭇잎 하나하나가 아름답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겨 잠시나마 행복해진다.

 

  * 김규원 교수의 추천 방법( '미로에서 암과 만나다'에서 발췌 함.)

 

   이 걷기 명상에 대해서는 나의 친구이자 명상하는 정신과의사인 최훈동 저자의 <내 마음을 안아 주는 명상 연습>에 설명된 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서 있는 자세에서 팔을 무릎 옆으로 편하게 놓는다.

2) 이른 아침 집 밖으로 나가거나 공기 좋은 곳에서 천천히 걸어 본다

 

3) 하루하루 변해 가는 바깥의 경치와 신선한 공기를 어제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햇빛과 하늘 그리고 흙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한껏 마서 활기를 불어넣는다. 눈앞에 펼쳐진 오늘 마음 느낀다.

 

4) 목표 지점을 경한다. 어디까지 가서 멈추고 되들아오겠다는 목표 를 세운다. 걸음을 떼기 전 '걷겠'라는 의도를 자각하고 발바닥 부분에 주의를 모아 걷는다. 한 길을 내디딜 때마다 분명히 알아 차린다.  발바닥이 땅에 딛는 느낌에 주목한다. '왼발' '오른발' 하며 한 걸음씩 딛는다.

 

5) 조금 천천히 걸으면 한 걸음이 들어 올림(듦)과 내려놓음(놓)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더 느리게 걸으면 들어 올림(듦)- 내밂 (나아감)-내려 놓음( 놓음)의 세 단계로 보인다. 알아차리면, 왼발과 오른발이 교차할 때, 한 걸음을 채 딛기 전에 다른 발이 들어 올려짐을 볼 수 있다. 다른 발로 옮겨 가기 전에 잠시 멈추어 지켜본 후 다음 발을 들어올리기 시작한다.

 

6)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지금 이 순간을 자각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무리할 필요도 없다. 중간에 잡념이 끼어들면 알아차린 순간 잠시 걸음을 멈춘다. 잡념을 잠깐 바라봐 주고 다시 '걷겠다'는 의도와 함께 걷는다. 무리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 보지 못했던 풍경을 감상하듯 천천히 걸음을 때 놓는다. 호흡과 걸음이 하나 되면 걸음이 안정되고 마음도 안정될 수 있다

 

 

4. 바른 자세로 걷기

   많이 걷다보면 똑바로 걷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걷다 보면 저 분은 허리가, 무릎이 좋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깨, 허리 펴고 머리는 똑바로 들고 걷는다. 요즘 산책하다보면 스마트폰 보면 걷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깨와 목에 무리가 많이 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을 디딜 때 두 발이 평행하거나 발가락쪽이 약간 밖으로 향하게 걷는 것이다.

    나는 왼쪽 발을 약간 안짱다리처럼 걷는 경향이 있어 그렇게 오래 걸으면 무릎이 아프다. 의식적으로 발가락쪽이 밖으로 나가게 걸으면 좋아진다. 그러나 습관으로 굳어진 걷는 자세를 고치려면 항상 집중을 해야 한다. 옆사람과 수다 떨며 걷다보면 자세가 흩어진다.

 

[걷기에 대한 정보 중 최고인 사진] 사진출처: 정성근 TV&nbsp;https://www.youtube.com/watch?v=Xj6LTMXJKiM

 

 

5. 겨울철 걷기

  암환자들에게 겨울을 정말 힘든 시기이다.

봄, 여름, 가을 동안 열심히 걸어서 체력 비축 해 놓으면 겨울에 다 방전되고 항암제 내성이 제일 많이 생기는 시기이다.

나는 두번이나 종양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경험했는데 두번 다 2월이었다.

심지어 11월에 찍은 CT에서 별 이상이 없었는데 2월이 찍은  CT에서 완전히 전이되어 당황한적도 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들이 그런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겨울이 힘든 것은 아무래도 추우니 활동이 위축되고 다른 계절 만큼 환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폐는 고온다습을 좋아하는데 겨울은 저온건조하기 때문에 폐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폐암 환자인 나에게는 겨울은 치명적인 계절이다.

 

폐에 방사선 치료를 했거나 폐수술을 한 환자에게는 영상 7도 이하의 야외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사도 있다. 정상인들에게는 문제없지만 폐를 다친 사람들에게는 재수없으면 폐렴이 올 수도 있다. 

 

차를 타고 내리는 동안 잠깐 노출되는 것은 괜찮지만 몇 시간씩 걷는 것은 금한다.

나는 폐에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받았는데 그 이후로는 영하의 기온에 밖에 나가면 칼로 폐를 찌르는 느낌을 받는다.

의사가 금하지 않더러도 나 스스로 나갈 수 없다.

또 영상이라도 7도 이하에 걷고 오면 체온이 낮아지면서 벌써 목부터 예민해지고 기침이 나온다. 몸도 차진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겨울에는 미술관이나 종합병원에 가서 걷기다.

 

 1) 박물관, 미술관은 공기가 나쁠 경우가 많는데 그래도 제일 나은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여기는 인테리어를 자주 바꾸지 않는다. 미술관은 전시할 때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페인트칠을 하는데 폐암환자에게는 쥐약이다.)

겨울에는 나처럼 자주오는 환자들이 꽤 있어 얼굴이 낯익은 분들이 좀 있다. 관람하지 않고 그저 중앙 복도를 빙빙 돈다.

 

2) 또 자주 가는 곳이 집에서 가까운 종합병원이다. 내가 겨울 동안 여기저기 큰 실내 공간을 찾아 보았는데 공기 질이 제일 좋은 곳은 역시 종합병원인 것 같다. 물론 병원에서 걷는 것은 감염의 위험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같이 유행병이 도는 시기에는 가면 안되지만 평소에는 일반내과보다는 안전하다. 감기 걸린 사람들은 생각보다 종합병원에 없다.

물론 걸을 때도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방사선과쪽은 피하고 암병동이나 정형외과 쪽으로 다니면 된다.

물론 마스크 쓰고 병원에 가서 무엇이든 만지지 않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내 물건 이외에는 만지지 않는다. 

나는 에스켈러이터 탈 때도 손잡이를 잡지 않는다. 또 항상 장갑을 끼고 다닌다. 만질 일이 있으면 장갑낀 손으로 만진다. 

 

3) 여유가 된다면 겨울철을 제주도에서 보내면 좋다. 제주시쪽보다는 서귀포쪽이 더 따뜻하고 산쪽보다는 바닷가쪽이 따뜻하다. 겨울에도 최소 영상 7도 이상은 되는 것 같다.  바람이 좀 불지만 느껴지는 바람의 온도는 서울보다 따뜻하다. 마스크 쓰고 후드 뒤집어 쓰면 아무 문제 없다. 

동남아 같은 비행기를 오래 타는 곳으로 가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겨울에 제주에서 걷기 https://stayonearth.tistory.com/154 

 

4) 겨울철에는 집안에서 런닝머신 놓고 걷기도 하는데 정말 지루하다. 

그래도 런닝머신 앞에 헬쓰클럽처럼 갤럭시탭 지지대 놓고 갤럭시탭으로 유튜브 보면서 걸으면 좀 견딜만 하다. 

이 때 지지대가 가급적 높아서 머리를 들고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아래를 보며 걸으면 목에 무리가 가고 빨리 피곤해 진다. 정성근샘의 말처럼 턱을 들고 걸어야 한다. 

지지대는 쿠팡이나 옥션에서 제일 긴 것으로 산다.  

미세먼지 많고 환기를 자주하지 않으며 불특정 다수인들이 사용하는 헬쓰클럽에는 가지 않는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감염이기 때문이다.

 

6. 여름철 폭염 때 걷기

여름에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낮에 걷기 힘들다. 

밤에 걷거나 새벽에 걷는다. 예전에 천변에 살 때가 있었는데 밤 10시에 나가니 천변길이 사람들로 꽉찬 경우를 보았다.

나는 주로 새벽에 걷는다. 그 때가 제일 시원한 것 같다. 해뜨기 전에 공원에 나가면 공원에는 벌써 할머니들이 꽉 차있다. 심지어 친구들끼리 해 뜨기 전에 만나 담소를 나누고 계신다. 할머니들이 할아버지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이 이유가 있다. 

 

여름에 기온이 너무 올라서 걷기 힘들 때는 새벽에 걷거나 높은 산 주변에 가면 좋다.

어느 해인가 기온이 36도까지 올라서 서울에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 더워도 에어콘을 계속 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대산 월정사 사찰 순례를 했다. 해발 700m 이상 올라갔더니 27도 정도 되었다. 그래도 정상으로 가지는 않고 상원사와 월정사 사이의 '선재길'을  걸었더니 정말 걸을 만 했다. 

 

7. 365일 마스크 쓰고 걷기

- 봄 여름 가을에는 태양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 항암제를 쓰면 피부가 약해지는데 거기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가렵고 쓰라리게 된다. 아프기 전 생각하고 용감하게 그냥 걷다가는 아프거나 가려워서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수도 있다. 

- 겨울에는 폐에 들어가는 공기의 온도를 그나마 좀 높이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

   가을부터 마스크의 두께를 증가 시켜서(두개를 쓴다.) 영상 5도쯤에 걸을 때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아예 스키마스크를 쓰고 발열조끼 입고 걷는다. 스키 마스크 안에 얇은 마스크 써서 스키마스크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 한다. 빨래하기 귀찮기 때문이다. 좀 답답하기는 하지만 답답해서는 죽지 않는다.  영상5도 이하에는 외기에 10분 이상 노출되지 않게 한다. 

 

 

걷기를 위한 다양한 넛지

 

1.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활용.

   나는 삼성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건강앱이 디폴트로 깔려 있다. "삼성 헬스".  물론 활성화는 해 주어야 한다.

   나의 일일 걸음을 자동적으로 기록해 주고 친구와도 비교할 수 있어서 몇 걸음 더 걸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

   주별 걸음양, 월별 걸음양등 다양한 데이터가 나도 모르게 쌓여 있어 나의 활동량의 추이를 알 수 있다.

   또 스마트폰과 연동 되는 삼성 기어를 사면 수면 시간, 움직이지 않은 시간등을 알수 있어 좋다.

   과학적으로 나의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

  환자들의 고민 중에 하나가 많이 걸으라고 하면서 동시에 무리하면 안된다는 말을 듣는데 본인한테 적당한 운동량이 얼마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일단 걷고 나서 그 다음날 너무 힘들거나 체중이 내려가면 과한 운동이다. 물론 체중이 내려 가는 것은 먹지 못한 이유도 큰데 체중이 내려가면 더 먹거나 운동량을 줄여야 한다. 그간의 기록을 보고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량을 알아낼 수 있다.

  또 각종 등산앱을 이용하면 걸었던 경로나 경사도를 알수 있어 도움이 된다. 걸음수도 중요하지만 경사도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등산앱을 이용하면 모든 데이타가 저장되어 자신에게 맞는 경로나 거리를 찾을 수 있다.

  등산앱과 함께 카카오 지도나 네이버 지도를 함께 활용하면 처음 가는 길이라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또 혼자 다니다가 실종이라도 되면 어쩌나하고 걱정된다면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월 3000원 정도?) 공유 기능을 사용하면 나의 행적이 다른 사람(보호자)과 공유된다. 

 요즘은 좋은 세상이라 지도 상 위에서 내 위치도 알려주고 가는 길도 알려 주고 버스 정거장과 버스 오는 시간까지 알려 준다.

  또 각 도시마다 버스 시스템 홈페이지가 잘 되어 있다.

 

2. 예전에 읽은 논문에 의하면 도시 골목을 걷는 것보다는 숲 속을 걷는 것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더 준다고 한다.

  (신체적 건강에는 당연히 숲 길이 좋다.)

   숲은 예측가능 하지 않은 풍경이 계속 나오게 되는데 그것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도시의 골목을 걸어야 한다면 매일 같은 경로를 걷지 말고 경로를 자주  바꾸는 것이 좋다고 한다.  

 

3. 포켓몬고 게임

   나는 내 또래의 친구들 중에서 게임을 좋아 하는 편이다. 게임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했었다.

   그런데 환자가 되고서 컴퓨터 앞에 앉아 하는 게임은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게임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포켓몬고가 출시되었다. 이것은 계속 걸어야만 하는 게임이라 걷기 싫을 때도 억지로 거리로 나서게 하는 힘이 있는 게임이다.

   단점이라면 포켓몬 스탑이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라는 점. 공기가 좋지 않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공원에도 많이 있다.  스탑에서 공을 모으기 위한 똑 같은 거리를 지치지도 않고 왔다갔다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에 너무 몰두해서 스마트폰보며 오래 걸으면 목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 해야 한다. 포켓몬고 오토캐치를 사면 폰들고 걷기만해도 자동으로 몬스터를 잡아준다. ㅋ

   너무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4. 꽃, 나무 사진 찍고 이름외우기

  동네 산을 여러 번 왔다갔다 하면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봄, 여름, 가을에 야산에서 발견하는 꽃이나 나무 이름을 외우기 시작하면 또 하나 의 재미를 추가할 수 있다.  요즘에는 식물 이름을 알려 주는 앱도 있다.

  기나 긴 죽음의 계절인 겨울을 보내고 봄이 와서 꽃이 피기 시작하면 매화가 피는 3월 말부터 5월까지는 '꽃바람'의 게절이다.

   산과 들과 공원으로 다니며 꽃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을 찍어 컴퓨터에 저장한 후 다시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진을 찍는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소유'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벚꽃이 3월말 부터 남부 지방에서 시작하여 5월에 휴전선근처까지 피었지만 어느 때 부터는 전국이 동시에 벚꽃이 피는 경우가 많아 져서 벚꽃을 볼 수 있는 기간이 짧아졌다. 아쉽다.

남편은 '꽃바람'났다고 나를 놀린다. 그래도 이 시기에는 어디에선가 나를 기다릴 예쁜 꽃을 찾아 나선다.

 

5. 사찰 순례, 마애불 찾기

   나는 불자라서 사찰 순례를 많이 한다. 신심이 깊어서가 아니라 사찰 주변이야 말로 암환자들이 걷기에 좋은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명 사찰은 일단 산 속에 있으니 공기가 좋다. 깊은 산속에 있으면서도 사찰 주변의 산책로는 길이 좋다.

   걷다가 힘들면 쉬기도 좋다. 요즘은 사찰도 마당에 의자나 평상을 설치한 곳이 많다. 물 정도는 공짜로 얻고 재수가 좋아 공양 시간을 맞추면 점심도 얻어 먹는다.

   신도들도 왔다갔다하니 혹시 혼자 걷다 쓰러져도 누군가가 비상 전화를 해 줄것 같다. 또 아무리 깊은 산속이라도 대부분의 사찰에는 차가 들어오니 응급시에 119 부르기도 편하다.

 

   또 체력이 약해 다른 사람들과는 여행을 하지 못한다. 중간중간 많이 쉬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가면 괜히 미안해 진다.

   그래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 시기에는 결국 혼자서 여행을 해야 하는데 여자 혼자서 숙박하기에 제일 좋은 장소는 사찰이다.

   밥도 세끼 준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필요없어 좋다.  템플 스테이 하러 갈 때는 과일과 치즈를 싸가서 혼자 방에서 몰래 먹기도 한다.  반찬은 다 채식이고 좋지만 과일이 좀 부족하다.

  사찰에 가 보면 정말 많은 여자들이 혼자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일 순례라도 산 정상까지 가지 않고 사찰까지만 딱 걷고 오는 것이 내 체력에 맞다.

  원래 등산은 정상까지 가는 것이 좋은데 암환자가 정상까지 가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걷다가 힘들다는 느낌이 오면 바로 돌아 내려오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약간 산에 가는 동기 부여가 좀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서울 주변에 있는 마애불을 보러 다닌다.

 정상이 아니라 주로 중턱에 있어서 체력 소모가 적다. 인터넷에 보면 요즘 서울 근교 산의 마애불 찾기가 유행인 것 같다.

 

6. 각 지자체의 골목탐방 코스 가기, 건축물 답사

  종로구 같은 지자체는 꽤 많은 걷기 코스가 있다. 시내라서 공기는 산보다는 나쁘지만 산속 걷기에 지쳤을 때 한번 씩 가면 좋다. 종로구는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옛 인물들이 살았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돌아 다니면서 과거의 희망찼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다.

  또 건축에 관심이 많으면 걸으면서 건축물을 답사하는 것도 좋다. 서울에는 조선시대 건축물, 일제 강점기 때 건축물 등 시기별 건축물이 많아서 건축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좋은 답사 지역이다. 

  미술관 관람보다는 건축물 답사가 건강에는 더 좋은 것 같다. 

 

7. 각종 둘레길 코스 걷기

  서울에만해도 꽤 많은 둘레길 코스가 있다.  산 정상에 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둘레를 걷기 때문에 환자들이 천천히 걷기 좋다.

  서울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안산자락길, 북한산 자락길,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등등

  제주에는 유명한 올레길 말고도 별별 걷는 코스가 많다.

  북한산 둘레길은 정말 좋은 코스이다.

  요즘에는 산마다, 구마다 이름을 붙인 둘레길을 광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겹치는 경우도 많다. 관리도 잘하는 편이다. 어느 땐가 관악산에 갔는데 올라가다 등산로를 나무가 쓰러져 막고 있었다.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다 잘라놓았다. 

  그냥 걸어도 되는데 굳이 이름 붙은 코스를 가는 이유는 처음 가는 곳이라 길을 몰라도 어쨌든 끝이 나고 한 가지를 끝냈다는 성취감을 주어서 좋다. 그래도 코스를 끝냈다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힘들면 바로 그만두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서울 시내 둘레길의 좋은 점은 힘들면 쉽게 찻길로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힘들면 카카오 택시라도 부를 수 있다.

  큰 산에는 갔다가는 힘들어도 집에 가려면 계속 무리해서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8. 걷기 전문 여행사 이용하기 - 하이블루라이프, 김휴림의 여행편지

  나는 처음 진단 받고 1년 반 정도는 표적치료제(이레사)를 먹었었다. 표적 치료제는 세포독성 항암제보다는 체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물론 피부 트러불 정도의 부작용은 있었지만 투병 초기인데다 표적치료제라서 체력이 있었다.

  동생과 좀 걷고 나름대로 집 주변의 야산을 걸은 후 그 다음 도전한 것이 걷기전문여행사의 당일 걷기  여행이었다.

  아침 7시에 만나서 버스 타고 가서 걷기 장소 시작점에 내린 후 3시간-4시간 정도 열심히 걸은 후 밥 먹고 다시 버스 타고 서울에 내려 주는 형식의 관광여행 상품이다.

  내가 어디 갈지 계획짤 필요없고 대중교통 알아 볼 필요없고 식당 알아 볼 필요없는, 동반자 필요없는 그저 걷기만 하면 되는 여행상품이다.

  거기에 자주 참가시는 분들 중에는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와서 걷다 보니 예전에 왔던 곳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특히 관광버스하면 안 좋은 이미지가 있지만 이들 여행사의 정책은 정말 마음에 든다.

  버스에 탈 때도 회사에서 정해진 좌석에 앉는데 여자는 여자끼리, 나이까지 맞추어 지정한다.

  또 버스 내에서는 말을 할 수 없다. 안내자에게 문의하는 것초차 문자를 하여야 한다.

  특히 김휴림의 여행편지는 여자들 위주의 여행이고 시끄럽다고 많은 지인들과 함께 신청하는 것조차 금지한다.

  버스 안이 조용해서 오고 가는 길에 잘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주로 갱년기 여성들이 갱년기 극복을 위해 많이 오고 젊은 시절 하루에 산정상을 몇 개씩 넘었던 분들이 나이들어 산 탈수 없어 여기로 오는 경우가 많다.

 난이도별 코스가 있고 여기도 산정상보다는 둘레길 코스들이 많다.

  나는 이제는 이 여행사들 상품을 이용하지 못한다. 오랜 기간 여러 항암제로 몸이 나빠졌기 때문에 이제는 이 여행상품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초기에 내가 걷는 습관을 들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표적 치료제를 복용하는, 체력이 있는 환자들이 이용하면 좋다.

 

 

 * 혼자 걸을 때의 주의 사항

 

1. 늘 다니던 공원을 걷거나 집 주위의 아파트를 걸을 때는 상관없지만 낯선 곳에 처음 갈 때는 미리 검색을 많이 하고 가야 한다. 요즘에는 개인 블로거가 많아서 내가 가고자하는 곳에 대한 정보가 넘쳐 난다.

교통편, 지도에서 등산로 확인, 내 걸음으로 등산 시간 계산(보통 블로거들이 한 시간 걸린다고 말하면 나는 넉넉하게 두 시간쯤 계산한다.), 고도, 휴식 공간등을 미리 점검한다. 요즘에는 친절하게 사진과 지도를 찍어 올리는 분이 많다.

 

2. 둘레길이 아니라 산을 올라 갈 때는 그 길의 난이도를 항상 미리 체크해야 한다.

   예전에 북한산 갈 때 난이도를 무시했다가 죽을 뻔 했다. 주위의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내려왔었다.

 

3. 정해진 등산로만 다니자. 대부분 산의 주등산로는 밧줄 붙들고 가는 길은 없다. 경사가 심하면 다 계단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주 등산로에서 암벽등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전에 관악산에 갔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 등산로에서 샛길로 가고 있었다. 호기심에 따라 갔다가 암벽능선을

   타는 참사를 당했다. 앞으로 갈수도, 뒤로 갈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주위의 등산객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내려 왔다. 순간 암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산에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도와 주는 그 분들의 표정이 '능력도 안되는데 왜 여기로 오셨어요?' 하는 표정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절대로 샛길로 빠지지 않는다. 또 처음 가는 곳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가는 것이 좋다. 다른 등반객들이 많이 있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잘 아는 길은 조용한 평일에 가는 것이 좋다. 

 

4. 일기 예보에서 비가 올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꼭 비옷이나 방수 천을 가지고 가자.

   암환자는 비 맞으면 절대 안된다. 체온이 급속하게 내려가기 때문이다. 비옷을 준비하거나 방수천으로 만든 방수매트(요즘에는 가볍고 얇은 방수매트가 많다.)을 꼭 가지고 간다.

 

5. 비상 식량과 물은 꼭 가지고 가자.

 

* 참고 기사: 

[하루만보 하루천자]"4㎏ 감량에 고지혈증 극복…걷기여행 상품 개발로 이어져" (daum.net)  

 

 

 여튼 내가 산에 갈수 있는, 주변을 걷을  수 있게 하는 여러가지 동기부여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 좋다.

 다만 그 동기에만 집착해서 처음의 목표(체력 유지하기)를 잊으면 안된다.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

오랫동안 투병한 분들을 보면 다 본인들만의 최상의 속도와 거리, 경사도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