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투병생활

우선 순위 :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그리고 걷기 2. 잘 배설하기

stayalive1 2020. 3. 19. 18:59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약에 따라 설사가 일어나기도 하고 변비가 생겨 고생하기도 한다.

 

설사

 

설사가 나쁜 이유는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영양 섭취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먹어서 소화기가 좋아지는 항암제는 세상에 없다.

즉 모든 항암제가 영향을 주는데 물론 환자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

폐암에는 이레사라는 표적 치료제를 처음 시작하는데 대부분 괜찮은데 심한 부작용을 앓는 사람은 극심한 설사 때문에 체중이 엄청 주는 환자도 보았다.

세포독성 항암제 경우 소화기 장애가 대부분 오는데 항암제 횟수가 정해져 있는 1,2,3기 환자들은 괜찮지만 언제 항암이 끝날지 모르는 4기 환자들은 처음부터 소화기 보호에 힘써야 한다. 소화기가 튼튼해야 오래 버틴다.

고춧가루먹지 말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나의 경우 원래 고기를 잘 소화하지 못했었기에 주로 갈아 만든 동그랑땡 형태로 먹었고 전복은 갈아서 죽 형태로 먹었다.   

 

세포독성항암제를 할 때는 모든 육류는 익혀 먹어야 한다. 간장 게장, 젓갈 금지.

시간이 지나서 더 힘들어지면 야채도 익혀 먹어야 한다.  횟수가 증가하면서 샐러드 먹고 설사하는 날이 온다.

커피는 당연히 마시지 않는다.

 

나는 어느 때 표적치료제를 섞어 먹은 적이 있었는데 3개월을 매일 화장실을 대여섯번 갔다.

어차피 백수니 삶이 좀 불편해도 감수했다. 다행한 것은 체중은 줄지 않았다. 평소보다 엄청 먹었다.

문제는 걸으면 장을 자극해서 설사가 나온다는 것. 그러나 걷는 것을 포기 할수는 없다. 일단 화장실에 갔다가 걸으러 나갔고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공중 화장실이 가까이 있는 곳을 주로 걸었다. 주민센터, 화장실 있는 공원, 교회(화장실 개방한 교회), 우체국, 은행 주위를 걸었다.

 

변비

 

 설사도 힘들지만 변비도 엄청 힘들다.

 일반항암제나 표적 치료제 중에도 아바스틴를 맞으면 장기의 연동 운동이 딱 멈추는 느낌이 든다. 연동 운동이 안되니 변비가 될 수 밖에 없다.

 아바스틴을 처음 맞던 날 몸 보신 한다고 갈비탕을 먹었는데 양이 좀 많은 듯했지만 다 먹고 배가 꼬여 3일을 고생했다.

그 다음부터는 아바스틴을 맞는 날에는 다른 날보다 먹는 양을 좀 줄이고 유산균, 쾌변, 키위를 먹고 아바스틴을 맞은 뒤 2시간 정도 걸었다.

그랬더니 그 다음 날 무리없이 화장실에 갈 수 있었다.

항암제 맞는 날은 특별히 주의하고 평소에는 많이 먹고 걷는 것 만으로도 변비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나는 점심에 가장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데 점심 먹고 나서 한시간 정도 걸어 방귀가 나오면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온다.

그러나 먹는 양이 줄면 당연히 변비가 생긴다. 그래서 하루에 먹는 양을 어느 정도 지켜야 한다.

 

변비를 해소하는 음식 : 쾌변(요구르트), 키위, 마, 알로에(알로에는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고구마

  내 경험으로 키위가 가장 강력한데 많이 먹으면 오히려 설사가 된다. 녹색 키위가 효과가 있고 아침보다는 저녁 식사 후 갈아 먹는 것이 효과가 가장 컸다. 썰어 먹는 것보다는 귀찮아도 갈아 먹는 것이   효과가 크다. 

 

 

* 관장 요법에 대한 생각

 

암환자 중에 관장 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는 해 본적은 없지만 한다는 사람들은 보았다.

하지만 관장해서 더 나빠진 환자도 보았고 그냥 그렇게 지내는 분도 보았다.

관장을 해서 초죽음이 되었는데도 계속하는 분도 보았다.

나는 그렇지 않아도 항암제 때문에 약해진 장을 자극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구나 계속 항암제를 쓰는 4기 환자들에게는 무리이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항암제를 오래 쓰다보면 아무리 소화기가 튼튼했던 분들도 서서히 예민해지고 망가지기 때문이다.

 

보통 요양원에 들어 가면 자연스럽게 관장 권유를 받게 되는데 요양원 가자마자 하는 것보다는 요양원에서 다른 환자들에게 정보를 구한 뒤에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만약 시작을 했더라도 관장을 하면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체중이 준다면 당장 중단하는 것이 맞다.

관장 때문에 힘들어서 걷기를 못할 정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잘 걷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

 

관장 요법을 하는 분들을 보면 장이 예민해져서 답답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 같다.

매일 화장실에 가는 것은 중요하다. 나 또한 매일 가기 위해 걷고, 유산균 먹고 여러가지 변비에 좋다는 음식들을 먹는다.

항암 치료가 계속되면 밥먹기도 힘들고 누워만 있게 된다. 먹는 양이 적고 움직이지도 않으니 변비가 되기 쉽다.

관장을 하면 당연히 매일 화장실에 가게 되는 셈이니 그건 좋은 현상이지만 배설을 너무 관장에만 의존하는 것 같다.

본인 스스로 배설하기 위해 많이 먹고 움직여서 장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좋다. 배변을 너무 관장에만 의존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