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투병생활

방한 패션

stayalive1 2021. 1. 16. 07:10

암환자가 되면 모든 의류는 실용성을 위주로 선택하게 된다.

 

나는 오른쪽 폐에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받은 후 (2015년) 영상 7도 이하, 외부에서 걸으면 체온이 금새 내려가고 폐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와 밖에서는 걷지 못한다.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망가져 '변온' 동물이 된 것이다. 

예전에는 겨울에는 아예 제주도에 가거나 실내에서 걸을 수 있는 곳(큰 종합병원, 박물관)에 갔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박물관과 종합병원에 갈 수 없게 되었다. 큰 실내 쇼핑센터는 사람들도 많고 온갖가지 상품 냄새들 때문에 코로나 이전에도 가지 않았었다.

 

그래서 결국 밖에서 걸어야 하기에 가급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발열조끼를 이 번에 새로 샀다. 

이제 사이버 나이프 치료한지 좀 되어서 영상5도까지 발열조끼 입은 후 걸어도 된다. 걷기 후에는 반드시 반신욕을 해서 체온을 올린다. 

 

영상 5도 이하에서는 10분이상 외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지만 추워도 병원 가야 할 경우 잠깐 잠깐 외기에 노출 될 때 이 방한용 후드를 쓴다.  후드와 마스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 후드 안에 코로나용 마스크를 쓰고 이것을 쓴다. 영상 5도쯤 되면 일반 마스크 하나로는 들이쉬는 공기가 너무 차서 폐에서 소리가 난다. 이것 하나면 덩치 큰 목도리를 하지 않아 편리하다. 원래 이것은 스키용 방한 모자이다. 옥션에서 판다.

 

발열조끼. 올해 새로 마련한 방한용품이다. 이 조끼는 원래 한겨울에 외부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오토바이, 낚시,등)들을 위한 조끼이다.  영상 5-8도 사이에 밖에서 걸을 때 이 조끼를 입으면 체온이 내려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영상 5도 이하에서는 이 조끼를 입어도 폐에서 바람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걸을 수 있는 기온을 8도에서 5도로 낯출 수 있어서 좋다. 요즘 같이 코로나 상황에서처럼  실내에서 걸을 수 있는 곳이 없는 시기에는 단 3도 차이도 매우 크다.  이것도 옥션에서 샀다.
외부에 나갈 때 바지 패션. 기모 바지 입고 발토시를 하고 털신을 신는다.
집에 있을 때 하의 패션. 집에 있을 때도 기모바지 입고 발토시 하고 발열 덧신을 신는다. 발열덧신의 앞 부분은 잘랐다. 표적 치료제를 오래 먹어 발톱 주위에 염증이 있기 때문이다. 보기에 흉해도 발열덧신이 겨울에는 가장 따뜻해서 발이 시리지 않는다. 발토시는 올해부터 입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입은 다음부터 밤에 자다가 일어나는 종아리경련 현상이 줄어들었다. 발토시를 하기 전에는 발목이 시린지 몰랐었다. 그냥 만져보면 차갑다는 느낌 뿐이었다. 그런데 발토시를 하다가 하지 않으면 그제야 발목이 시리다는 느낌이 온다. 발토시를 껴서 답답하다는 느낌이 오면 안껴도 되지만 따뜻하다는 느낌이 오면 이제는 발토시를 껴야 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발토시, 발열덧신 모두 옥션에서 샀다.
집 안에서 좀 걷기를 할 때는 바닥이 푹신한 버선을 신는다. 바닥에 닫는 소리도 줄이고 푹신해서 무릎에도 무리가 덜 간다.  슬리퍼보다는 미끌어질 가능성이 적다. 발톱 주변 염증이 있는 사람은 좀 큰 치수로 사면 발톱주변을 자극하지 않는다.  이것도 역시 옥션에 있다. 이것은 원래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버선이라고 한다. 

 

 

이번 겨울에는 발이 더 시려워졌다.

발병하고 나서 발이 시려워 발열버선을 1년 내내 신고 버텼는데 이번 겨울에는 기온도 평년보다 더 따듯함에도 불구하고 내 발은 더 추워졌다. 또 발목까지 시려워졌다.

그래서 발열버선 신고(발가락염증 때문에 앞부분은 잘랐다. 현재 염증은 심하지 않지만 표적치료제를 먹고 있는 동안에는 조심해야 한다.) 그 위에 할머니들이 신는 발목 버선을 신었더니 따뜻하다.

재래 시장에서 많이 보았던 바로 그 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