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는 2박 3일 입원해서 진단을 받았다.
아무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입원할 때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6인실에 입원했는데 모두 폐암 진단을 위한 여자 환자들이었다.
마치 사형 선고를 기다리는 듯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표면적인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대부분 환자들이 자신의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물론 가끔 우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면 곧 앞으로의 미래, 대처 방향등 여러 정보를 서로 나누기도 했다.
각자의 보호자들이 여기저기서 물어 온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혼자만 진단 받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진단받았다는 집단에서 오는 안정감, 또는 나는 저 환자보다는 좀 상태가 좋다는 상대적인 안심, 뭐 그런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심한 4기였다. 나는 그냥 멘붕 상태.
그러나 그들이 알려 주는 정보가 희망을 주기도 했다. 누구는 폐선암 진단 받고 이레사 먹으면서 9년을 버텼대 하는 등등의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또한 환자가 해서는 안되는 주의사항들도 알려 주었다.
그 입원실에서는 하루라도 먼저 들어 오는 사람이 선배이다.
물론 시간 내서 천천히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좋은 정보를 알 수 있고 정리할 수 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내가 스스로 정보를 찾아서 정리할 시간도 없고 더 큰 것은 멘붕에 빠져 인터넷을 찾아 볼 생각조차 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제일 도움이 되는 환자는 똑똑한 젊은 보호자를 둔 환자. 열심히 찾아서 정보를 공유해 준다.
물론 이상한 말을 하고 이상한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도 꼭 있기는 하다. 그걸 잘 걸러야 한다.
나중에 다른 환자를 만났는데 암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본지식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물어 보니 진단 받을 때 멘붕에 빠져 일인실에 있었고 그 후에 인터넷 카페에도 들어가지 않았단다. 무서워서. 회피하고 싶어서.
암환자, 특히 4기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빨리 인정하고 많이 알수록 오래 버틸 가능성이 높다.
나중에 폐렴, 패혈증, 간염등 여러 이유로 입원을 했었는데 그 때는 2인실을 사용했다. 체력이 떨어져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에 자신이 없었기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요양원에 가면 이것저것 많은 정보를 알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신뢰할 만한 암환자 카페에 들어 가면 꽤 많은 정보가 있다. 많이 아는 것이 오래 버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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