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들

죽기에 적당한 나이

stayalive1 2019. 12. 30. 06:17

삼성병원은 암 진단시 입원해서 정밀 검사를 하는데 내가 묵었던  6인실 병동은 모두 폐암 진단을 위한 환자들이 있었다.

내 바로 옆에 있던 70대 할머니는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다고 친척들과 울고 있었다.

커튼 사이로 그 할머니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4기를 진단 받고도 울지 않았다. 아마도 믿고 싶지 않아서일까?


그 할머니는 아이들도 다 출가하고  손자까지 있는 분이었다.

대학도 가지 않은 아이들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 인간은 얼마나 살아야 충분히 살았다고 생각할 까 하는 생각을 했다.

1994년 존 F 케네디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가 림프성 암으로 죽었는데 그 때 당시 그녀의 엣세이를 읽은 적이 있었다.

당시 그녀는 63세였는데 그 글에서 '손자들의 재롱의 보는 한창 좋은 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당시 나는 30대 초반이었기에 60대는 노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충분히 살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창 좋은 나이 맞다. 그런데 나는 그 '한창 좋은 나이'도 겪지 못할 운명이었다.


암투병을 하면서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죽음을 지켜 보았다.

죽기에 적당한, 충분한 객관적인 나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