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의 제정신 유지하기

걷기, 요가, 명상

stayalive1 2020. 3. 13. 07:40

걷기는 경증 우울증에 최고의 치료법이다. 

도심을 걷는 것는 것보다는 숲속을 걷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논문도  있다.

https://stayonearth.tistory.com/7

 

요가는 처음에는 내 몸을 알기위해,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면 명상 효과도 꽤 있다.

https://stayonearth.tistory.com/11

 

원래 명상은 불교에서 유래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참선'이라고 한다.

참선은 그동안 스님들만 할수 있었고 '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인생을 거는 아주 대단한 것이었다.

 

내가 권하는 명상은 이런 것이 아니다. 세속명상이다.

지난 30년 동안 서구에서는 테라바다의 전통을 세속화 시킨(종교적인 색은 쏙 빼고 오직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기법) 명상을 발전시켜 왔다.

서구에서 이런 상황이 일어난 이유는 fMRI의 발달로 명상이 실제 뇌의 기능을 향상 시키고 행복을 증진 시키다는 과학적 발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구에서는 명상 산업이 붐을 이루었는데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앱까지 만들어지고 잇는 실정이다.

 

또 존 카밧진이 만든 MBSR( Mindfullness Based Stress Reduction , 마음챙김수행을 바탕으로 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은 40여년 간 미국 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도 지부가 있어 프로그램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에는 체력이 딸린다. 체력이 있는 분은 한번 참가해 보기를 권한다.  한국 지부 : http://www.mbsrkorea.net/

 

현재에는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한 많은 유튜브 영상과 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혜민스님의 '코끼리'라는 앱이 있고 유튜브에 들어 가면 MBSR에 대한 동영상이 많아서 따라하면 된다. 이들의 명상은 가이드의 말에 따라 하는 Guided Meditation이다.

초보자는 그저 눈 감고 앉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입문할 때는  Guided Meditation이 좋은 것 같다.

이런 명상의 좋은 점은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최대의 부작용은 '효과없음'일 뿐이다.

 

암환자들이 처음 진단을 받으면 주위에서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누구는 이렇게해서, 이런 것을 먹어서 나았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들려 온다. 이런 이야기의 대부분은 쓸데없이 돈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돈만 쓰면 다행이고 때로는 몸을 더 망치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은 몸을 망치면 다시 회복할 기회가 많지만 암환자들은 회복할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나 앱을 이용한 명상시도는 돈도 들지 않고 부작용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보통 명상은 가부좌 자세로 하는 것을 권하는데 환자들 중에는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거나 가부좌 자세가 힘든 분들이 많다. 이 때는 누워서 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해도 된다. 누워서 할 때는 똑바로 천정을 보고 척추를 똑바로 하고 눕는다. 의자에 앉아서 할 때는 바퀴가 없는 의자를 선택해서 발이 바닥을 지지하도록 하며 등은 뒤에 기대지 말고 척추를 세운다.

환자들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앉아서 하는 명상을 할 때는 따뜻하게 입고 무릎 담요를 덮으면 좋다.

또 행선(걸으면서 하는 명상)도 좋다. 나는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행선을 선호 한다.

 

행선 또는 걷기명상은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 걷기 명상에 대한 방법은 지도자에 따라 다양한데 본인이 좋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1단계 : 눈을 아래로 깔고 나의 호흡과 내 다리 근육의 움직임, 내 허리의 움직임, 발바닥의 느낌에 집중한다.

            두 걸음 내 딛고 들이 쉬고 세 걸음 딛고 내쉬며 내 몸 근육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은 꽤 바쁜 일이다. 다른 생각할 틈이 없다.

            조금만 집중이 흩어져 딴 생각하면 호흡의 리듬을 잊게 된다.

           이렇게 걷게 되면 어디를 다녀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걸으면서 호흡조절이 잘 안되면 처음에는 앉아서 호흡을 몇 번 해보는 것도 좋다.

            호흡 한번에 몇 걸음을 걸을지도 본인의 체력에 맞게 하면 된다.

           이렇게 걸으면 몸이 삐뚤어진 사람이라도 똑바로 걷게 된다. 또 내몸이 어디가 문제인지도 알게 된다.

           물론 이런 문제는 정형외과에 갈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 스스로 스트레칭을 해서 고칠 수 있는 정도이다.

           행선이 아니라 그냥 걸었는데 극심한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그냥 병원에 가야 한다.

 

  2단계 : 1단계가 잘되면 이번에는 내 호흡에 대한 관찰을 유지하면서 눈을 들어 내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관찰하며 걷는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을 선호도에 관계없이 보는 것이다.ㄷ

             이렇게 걷게 되면 평소 보지 못했던 것을 많이 보게 되고 나뭇잎 하나하나, 나무의 껍질들까지 아름답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겨 잠시나마 행복해진다.

 

내 경험에 의하면 Guided Meditation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지도자의 음성이나 속도가 중요한 것 같았다. 여러 개를 시도해 보아서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 나는 남자 지도자의 낮은 목소리를 선호한다.

 

 MBSR의 프로그램 중 바디 스캔이라는 것이 있는데 나는 이것을 수면 유도방법으로 사용한다.

원래는 이 프로그램 중 자는 사람들이 많아서 잠에 들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멘트가 자주 나오고 잠에 들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는데 나는 그냥 잔다.

환자들에게 불면증은 흔한 증상이다. 항암제 자체의 부작용일수도 있고 환자 중 마음 편한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항암제를 투여한 직후에만 불면증이 있을 때는 수면제를 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매일 수면제를 먹을 수도 없다.

그런 경우 생활 습관을 조절해서 수면을 유도해야 하는데 바디스캔은 좋은 수면 유도제이다.

바디 스캔하는 방법도 유튜브에 있다. 남자 목소리가 잠이 더 잘 온다. 

수면제를 먹지 않고 잠을 잘 자기 위한 여러 방법은 다음 번에 다시 기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