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wikipedia.org/wiki/Cyberknife
사이버 나이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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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폐선암 4기를 진단 받고 약물로 조절하고 있었는데 이레사, 알림타 내성 오고 임상시험에 들어 가지 못하고 갑자기 더 커지고 카보플라틴과 젬자도 맞아보면서 이제는 쓸 수 있는 약물이 별로 없고 진짜 막장에 다가 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약물을 쓰면서도 원발암 자체가 없어진 적은 없었다. 그저 작아졌다 커졌다 하기만 했었다.
원발암이 있는 한 결국 모든 약을 소진하고 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말 원발암을 제거 하고 싶었다.
그러나 수술로 제거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사이버나이프 수술을 고려했다.
수술 전 사이버 나이프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심지어 영어 구글에도 별로 없었다. 지금은 사이버나이프 수술을 하는 병원도 많아졌고 정보도 좀 있는 것 같다.
어쨋든 2015년 사이버 나이프 수술을 시도하기로 했다. 지금은 사이버 나이프 수술을 하는 병원이 많지만 당시에는 원자력병원과 아산병원에서 하고 있었다.
두 군데 다 가보았는데 아산병원 선생님은 보수적이라 그런지 사이버 나이프 하기에 종양이 좀 크다고 (5-6cm) 망설이셨다.
원자력병원 선생님은 진취적이셔서 그런지 한번 해보자고 하셨다.
당시 나도 알고 있었다. 위험한 시도라는 것을.
잘못되면 2년 정도 버틸 것을 6개월 안에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정치적으로 보수라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보수적이다.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할때 결과가 좋을 확률이 70% 이상이 아니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내가 나서서 낯선 것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먼저 보고 이것저것 실패하는 이유를 알아 본 후에 하는 타입이다. 주식, 로또 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 사고자 하는 것을 이미 누군가가 했었고 그것에 대한 결과가 있고 나는 그것을 참고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결정한 것은 내 인생의 최대의 도박이었다. 가능성이 20%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새로운 방사선 기계는 기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기계를 쓰는 의사샘들의 경험도 중요하다.
당시 아산병원은 사이버 나이프를 들여 온지 2년 정도 된것 같고 원자력병원은 더 오래 되었었다.
그래서 진취적인 원자력 병원 샘말을 듣고 한 번 시도하기로 했다.
사이버 나이프 시술은 감마나이프와는 달리 4번 정도 했다.
사이버 나이프와 감마 나이프의 가장 큰 다른 점은 사이버 나이프는 어느 정도 움직임을 감지해서 스스로 조절한다는 것이다. 뇌와는 달리 폐는 계속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고정이 확실히 되지 않는 기관이다. 사이버 나이프는 이런 움직임을 어느 정도 허용하기에 환자의 입장에서는 치료 받기가 편하다. 감마나이프 때는 뇌의 위치를 확실하게 잡아야해서 고정틀을 썼지만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 뇌에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하면 한결 쉬울 것 같았다.
순서
1. 담당의와 진료 상담: 시술을 할 수 있을 지, 위험도들을 상담.
2. 사이버 나이프를 고정틀 만들기 : 감마나이프와는 달리 사이버 나이프는 움직이는 조직을 알아서 인식하기 때문에 쇠로 된 고정틀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 맞춤고정틀을 만들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네번 시술했기 때문에 할 때마다 같은 내 맞춤 고정틀을 사용한다.
3. 등에 금침 박기 : 아마도 좌표를 알기 위해 등에 금침을 박는 것 같다. 치료 후에도 그냥 남아 있다.
박을 때 마취없이 하기에 약간 따끔거린다.
4. 감마나이프와 마찬가지로 방사선 쪼이기 : 방사선 나오는 틀이 움직이면서 방사선을 쪼인다.
여름이라 그런지 치료실에 에어콘을 너무 세게 틀어 첫번째 시술 후 어깨와 허리가 너무 아팠다.
이건 사이버나이프수술의 후유증이 아니라 너무 긴 시간동안 에어콘에 노출되어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나는 암에 걸리기 전부터 에어콘을 싫어하는, 체온이 낮은 사람이었다.
집에 와서 찜질하고 언니가 주무르고 난리를 피우고 겨우 잠을 잘 수 잇었다.
두번째 부터는 에어콘 꺼달라고 하고 긴 장갑끼고, 두꺼운 양말 신고, 목수건 두르고 마스크 까지 쓰고 들어가니 좀 나
았다. 에어콘은 기계가 과열 될까봐 세게 튼다고 했다.
5. 네번의 시술동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감마 나이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나의 종양 크기가 큰 원인도 있을 것이다.
6. 예후 : 감마나이프보다 강력한 방사선을 쐈는지 시술 후 찍은 CT 상에서 눈에 보이는 종양은 다 파괴되었다.
완전히 태워 버린 모양이었다. (감마 나이프 시술 후에는 꽤 오랫동안 흔적이 남아 있었다.)
시술 후 거의 8개월 동안 방사선 폐렴으로 고생했다.
숨 쉬기 힘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찼다. 스테로이드를 먹기도 했다. 특히 2015년 8월에 사이버 나이프 시술
을 하고 2016년 1,2월에는 정말 힘들었다.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방사선 폐렴을 겪었던 다른 환자들의 경험담
을 들으면서 공포를 이겨냈다. 어떤 분은 너무 심해서 이불을 개기도 힘들었다는 분도 있었는데 나중에 회복되어
산에도 가시는 것을 보고 나도 희망을 가졌었다.
6개월이 지나면서 폐에 커다란 폐섬유화가 진행되어 완전히 하얀 영역이 많아졌었다.
만약 이 부위에서 종양이 다시 자란다면 CT 상에서 감지하기 힘들다.
지금은 5년이 지났는데 폐섬유화(하얀영역)가 거의 사라졌다.
사이버 나이프 치료 후 한 참 지나서 원자력병원 선생님을 보러 갔더니 그 때야 하는 말이 '처음에 종양이 너무
커서 걱정을 했는데 이 정도로 나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처음 진단시 자신감 있던 표정은 페이크였나? 어쨌든 그
자신감있던 의사의 표정이 내게는 플라세보 역할을 하기는 했다.
7. 현재 상태 :
내가 폐선암을 진단 받기는 했지만 솔직이 사이버 나이프 치료를 하기 전에는 자각 증상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사이버 나이프 시술 후 기온이 0도 이하로 내려간 후 외부에 노출되면 칼이 가슴에 들어 오는 느낌이 들어 밖에 나가지 못한다. 시술을 받았던 오른쪽폐의 용량은 2/3 정도 줄었고 기능은 더 줄은 것 같다. 흉부 x-ray를 보면 오른쪽 늑막이 왼쪽보다 더 올라 가 있다. 산에 가면 숨이 더 차다. 습도에도 더 예민해졌다. 내가 숨쉬기 제일 좋고 산에 올라가기 좋은 날은 22-26도의 기온에 비 오는 날이다. 그래서 이런 날에는 비옷 입고 산에 간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나 등쪽 근육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쪼그라든 느낌, 비틀어진 느낌이랄까? 계속 맛사지와 요가를 하면서 버티고 있다. 지금도 조금만 피로하면 오른쪽 옆구리가 결리는 느낌이 든다. 최소한 일주일에 3번은 해야 한다.
지금은 좀 나태해졌지만 사이버 나이프 시술 후 1년 동안 정말로 여러가지 호흡 훈련을 열심히 했다. 흉식 호흡, 복식 호흡, 앉아서 하기, 누워서 하기 등 다양하게 했었다. 일반적으로 폐수술을 하신 분들이 폐용량이 줄어들면서 밸런스가 깨진다는 말을 들어서 폐 주위의 근육을 강화 시키려고 노력했었다.
사이버 나이프 시술 후 1년 정도 되니 호흡 훈련 후에 하얀색 마시멜로 같은 것이 가래로 나오기도 했다. 섬유화 찌꺼기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일반적인 가래보다 더 밀도가 높고 만지면 마시멜로처럼 희고 말랑말랑했었다.
방사선 폐렴 때문에 죽을 고생도 했고 그 후에 사용한 항암제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원발암을 없앨 수 있었고 임상 시험에 떨어졌던 타그리소를 지금 복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준 좋은 치료였다고 생각한다.
치료 후 겪었던 방사선 폐렴이 힘들었지만 워냑 종양이 큰 탓이었다고 생각한다. 살아남은 것에 감사한다.
폐 사이버 나이프 치료는 종양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위치도 중요하다. 종양이 너무 몸의 중앙에 위치해서 식도나 혈관, 심장에 가까우면 할 수 없다. 너무 위험하다. 나는 그나마 외곽에 있어서 가능했고 운이 좋았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사이버 나이프 이후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사이버 나이프 때문인지 아니면 그 이후에도 계속된 항암제의 영향인지 모른다. 아마도 둘 다의 영향일 것이다. 거기에 노화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사실 사이버나이프수술은 말이 수술이지 진짜 피보는 수술은 아니다. 내가 들었던 사보험에는 수술에 대한 보상이 있었는데 이 것도 보상이 될까하는 심정으로 신청을 했는데 어느 정도 보상이 나왔다. 수술은 수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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