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4기라고 진단 받으면 주위의 사람들이 신경을 써 주고 음식도 만들어 주지만 나처럼 오래 버티면 그냥 일상이 되어 가족 음식과 본인이 먹을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오랜 항암 때문에 미각이 상실되고 또 힘들어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음식은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어차피 미각이 멍멍해서 조미료, 소금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갈수록 음식들이 밍밍해지고 있다.
가족들도 덩달아 나처럼 밍밍한 음식을 먹게 된다.
가급적 여러 음식에 두부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은 샐러드에 아무런 드레싱을 치지 않고 야채만 먹는 지경까지 왔다.
음식 만드는데 체력을 다 소모하지 말고 아껴서 걷거나 스트레칭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그리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맛보다는 그냥 영양가 계산해서 먹게 된다. 어차피 모든 음식이 맛없다.
1. 비빔밥
https://www.youtube.com/shorts/wAJ7CngZitg
https://www.youtube.com/watch?v=KJAHpWjbB2k
집에 있는 야채를 모두 채 썰은 후 찜기에 넣어 찐다음 양념장에 먹는다.
애호박은 다른 야채들이 좀 익은 후 넣어야 덜 뭉그러진다.
이 음식의 포인트는 양념장을 맛있게 만드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 양념장 없이 그냥 먹게 된다. ㅋ
비빔밥은 나의 최애 음식이지만 야채 하나 하나를 다 따로 볶거나 데치는 것이 힘들어 자주 해먹지 않았는데 찜기에 넣어 한꺼번에 하니 훨씬 덜 힘들고 소화도 잘 된다.
다이어트 비빔밥이라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2. 미역국
나는 미역국을 좋아하는데 변비에 직방이기 때문이다.
하루 세끼 먹으면 변비 걱정 없다. 산모들이 미역국만 줄창 먹는 이유가 있다.
가끔 국물만 드시는 분 있는데 건데기 먹지 않으면 소용없다.
똑 같은 미역국만 먹으며 지겨우니 바지락, 홍합, 소고기, 새우등 재료를 바꾸면 좀 새롭다.
비건용으로 표고버섯과 찹쌀 옹심을 넣어 먹어도 좋다.
날 잡아 한 솥 끓여서 조금씩 얼려 놓고 힘든 날 꺼내 해동시켜 먹으면 좋다.
미역국 만큼 해동시켜도 처음 끓였을 때와 차이가 없는 국은 없다.
3. 된장국
매우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된장 찌개나 된장국을 많이 먹게 된다.
일반적인 된장 찌개에 나는 표고버섯과 두부를 매우 많이 넣어 먹는다.
또 시금치, 감자, 표고버섯, 바지락을 넣은 시금치 된장국도 좋아한다.
아욱 , 근대, 배추, 열무, 봄동 된장국도 좋다.
4. 홍합탕
여자 암환자들은 자신이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을 하다가는 기운이 빠져 버린다.
나는 겨울에 한기 들 때 홍합탕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물을 적게 넣고 홍합을 왕창 넣어 끓이면 국물도 진해져서 먹기 좋다.
가끔 두부도 썰어 넣는다. 요리 시간이 짧아서 좋다.
5. 생선, 육류
생선은 무조건 구이로 한다. 양념해서 찜을 해 먹을 체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진단 전에는 거의 고기를 먹지 않았다. 계란도 먹지 않았다. 어떤 신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별로 땡기지 않아서이다.
그러나 투병 생활을 시작하면서 육류를 좀 먹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소고기 로스 구이 먹을 때 옆에서 한 두점 먹는 정도.
달걀은 하루에 하나 씩은 먹으려고 노력한다.
방심하면 적혈구 수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늘 조금씩은 먹으려고 한다.
7. 에그 스크램블
냉장고에 있는 야채(방울 토마토, 브로콜리, 양파, 버섯, 당근, 시금치 등)를 잘게 썬다. 계란 한 개를 그릇에 풀고 우유를 살짝 넣고 썰은 야채를 넣고 후라이팬에 넣어 익힌다.
야채와 달걀을 한 번에 먹을 수 있고 소화 하기에 부드럽다.
양과 야채 종류를 바꾸어가며 해 먹는다.
가끔 두부도 썰어 넣는다. 단백질 폭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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