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CfEW5eXfN-I&t=1s 2022년
암환자에게 찾아온 우울증, 암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아산병원)
강의: 김하린 교수
요약
00:01
암 환자의 정신건강과 우울증
- 암환자의 심리적 문제와 우울증
- 암환자의 우울증은 일반인과 비교해 4~10배 더 흔함
- 우울증은 암 환자의 삶의 질과 통증을 악화시킴
02:58
암 치료 중 치료 중도 포기의 이유와 우울증의 관계
- 치료 중 포기하는 이유와 가족 갈등
- 우울증은 암 치료에 영향을 미침
- 스트레스 시기에서 우울증 주의
05:17
암 치료 도중 우울증 증상 관리의 중요성
-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우울증 발생 가능
- 환자의 불편함 이해 필요
- 보호자의 역할은 옆에서지지
06:37
우울증 자가진단과 상담의 중요성
- 보호자도 우울증일 경우 전문가와 상담 권유
- 인터넷으로 우울증 자가진단 가능
- 우울한 증상 지속 시 주변의 지켜보기 필요
09:21
암 환자들을 위한 도움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
- 환자들의 새로운 생활 패턴에 익숙해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음
-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필요함
- 암 환자들이 힘들 때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함
본문
건강한 진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죠. 이 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몸에 병이 생기면 마음까지도 좀 병이 들 수 있다. 그런 뜻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암 환자의 정신건강에 대해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고 있는 김하린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암 통합진료센터에서 암 스트레스클리닉을 담당하고 있고 암 환자들의 다양한 심리 문제와 우울증을 상담하고 또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 세 명 중 한 명이 평생에 한 번 암을 진단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되게 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암환자가 된다는 건 무서운 일이죠. 최근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가 있는데요. 모든 암환자를 통틀어서 네 명 중 한 명은 치료가 꼭 필요한 수준의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다.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로 흔한 것인지 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는데요. 암 환자는 암이 없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약 네 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도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우리나라가 자살률이 매우 높다는 건 다들 잘 알고 계시죠. 그런데 암 환자는 자살 생각을 하거나 자살 시도를 하게 되는 일이 일반 사람들보다도 두 배 이상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암 치료 과정 중에 우울증이 생겼을 경우 더 위험하겠죠. 암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는 분들이 어떤 걸 가장 힘들어하시는지 저희 병원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던 적이 있는데요. 매년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항상 세 가지가 손에 꼽힙니다.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세 개가 제일 대표적이고 실제로 많은 분들이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다가 방문하기도 하고, 담당 의사 선생님이나 가족들이 권유를 해서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울증이 있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그냥 지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단 삶이 굉장히 괴로워집니다.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원래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상생활을 하기가 버거워집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볼게요 우울증이 있으면 잠을 편안하게 못 잘뿐더러, 식욕도 많이 떨어지고 매사 의욕이 없고 기운이 빠져 있습니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은데, 피곤하고 지쳐있는 상태예요. 그런데 이런 증상들은 사실 암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암 때문에 몸이 힘든 상태인 근데 우울증이 같이 생겨버리면 훨씬 더 고통이 심해진다는 거죠. 또 하나는 통증이 훨씬 더 잘 느껴지고 또 오래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암이 생긴 부위에 통증이 있는 분들도 있지만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항암제 같은 약물 부작용으로 신경통이 생기신 분들도 많아요.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시간이 지납니다. 저절로 좋아지는데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통증이 더 심하고 또 되게 오래가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어요. 뭘 위해서 암을 치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 많이 하시고요. 치료를 받으나 안 받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치료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의학적으로는 아직 충분히 치료를 더 해야 되는 단계인데도 치료를 안 받으려고 하는 것 때문에 가족들하고 갈등이 생기기도 해요. 또 좀 더 장기적으로는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져서 암의 예후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사도 꼭 챙겨서 받고 약도 잘 챙겨서 먹어야 되는데 그런 관리가 안 되다 보니까, 벌어지는 일들이에요. 조금 더 강조해서 말씀드리자면 우울증을 치료하면 암 치료를 더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게 되니까. 치료 예후도 더 좋아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울하고 침체된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서는 좀 예민해졌다.
화를 잘 낸다, 감정 조절을 못한다는 식으로 우울증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몸이 안 좋은 사람은 우울한 감정보다는 되게 짜증스러운 기분을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런 감정 상태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꾸준히 지속되면서 점차 일상생활을 방해하기 시작할 때 우울증을 꼭 생각해야 됩니다.
스트레스를 크게 받을 때는 몸 상태나 치료 계획이 크게 바뀔 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시기를 말씀드려 볼게요 일단 암이 의심된다는 말을 처음 듣고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릴 때가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불안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암에 대한 정보를 잔뜩 찾아보면서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하기도 하고요. 또 암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거나 기존의 치료 방법을 중단하고 뭐 새로운 항암을 한다거나 할 때도 스트레스를 많이 느낍니다. 치료가 다 끝났다고 해도 이런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6달이나 혹은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받을 때마다 처음에 암 진단받을 때처럼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암이 뭐 재발됐다고 하면, 어떡하나 또 전이가 됐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나도 모르는 새로운 암이 새롭게 발견됐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게 되죠. 이런 마음 상태를 걱정 불안 이런 용어보다는 공포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어요. 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시기가 무사히 지나가면 마음 고생하던 것들이 조금씩 해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거나 아니면 그런 스트레스가 해결이 안 되거나 반복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상황이 길어지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서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개인의 몸 상태 성격 암의 예후 등에 따라서 언제든지 우울증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거예요. 암 치료를 받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해요.
사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환자를 위해서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데 사실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답답한 상황이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건강한 음식을 더 챙겨주려고 하거나 억지로 산책을 데리고 나가려고 한다거나 안 좋은 생활 습관을 고치라고 조언을 자꾸만 하게 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인 건 이해하면서도 그게 어느 순간 잔소리로 느껴지면 마찰이 생긴 경우 경우도 많아요. 또 제가 지금 보호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거예요. 암 치료하는 과정이 굉장히 길고 지칠 수 있으니까. 좀 길게 보시고 생각을 하면 좋겠어요. 환자는 병이 생기기 이전처럼 완전히 활기차게 지내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다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그럼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장 힘든 시기에 옆에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것 자체가 보호자로서 해 주실 수 있는 최고의 역할입니다. 보호자분들도 본인이 우울증이 심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우울증을 자가진단하는 방법은 인터넷상으로 검색해 보면 되게 많이 나와요. 보통 10개 혹은 20개 정도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본인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 문을 좀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어요. 우울한 감정이나 짜증스러운 기분이 지속이 되는지 감정 조절하기가 어려워서 뭐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뜻대로 잘 되지 않는 거 또 죄책감이 과하게 들어서 암이 걸린 이런 상황이 모두 다 내 탓으로만 느껴지는 상태 또 평소 좋아하던 것들 취미활동 대인관계 같은 게 줄어들고 연락하던 사람들이 사라지는 상태 또 자살하고 싶은 마음, 치료를 중단하고 싶은 마음 죽고 싶은 마음이 계속되는 상태 희망이 없고 더 좋아질 것이 없다고만 생각되는 것 등이 이제 심리 증상에 해당을 합니다. 만약에 이러한 상태가 2주일 이상 지속되면 꼭 본인의 우울증을 마음에 염두에 두셔야 되겠습니다. 서서히 시작된 우울증은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 가족들이 눈치를 채거나 아니면 되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나 친척들이 평소랑 다른 모습을 먼저 민감하게 느끼기도 해요. 주변에서 우울증을 혹시 걱정해 주신다면 자체를 기분 나쁘게 듣지 하지 마시고, 자기 자신을 한번 점검해 보는 기회로 삼아 주셨으면 합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본인의 암 상태를 있는 그대로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암에 대해서 외면하는 것은 권장 드리지는 않아요. 내가 무슨 암이 어디에 있어서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런 정도는 명확하게 알고 계셔야 앞으로 치료 과정이 예측이 되고, 덜 불안하실 거예요.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는 글들 중에서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아니면 아예 잘못된 정보들도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인터넷 정보만에 너무 의존하지는 마세요. 여기저기서 얻게 된 정보들이 일관되지가 않아 판단하기 어려우면 부분만큼은 꼭 담당 의사한테 솔직하게 물어보시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 같습니다.
또 다른 조언으로는 암 환자가 된 상황을 좀 받아들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되게 쉬운 말 같고, 당연한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암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데 것 같아요. 암 환자가 된 이후에 바뀐 삶은 누구에게나 좀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특히 뭐 젊은 사람일수록 본래 건강했던 사람일수록 활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신체 변화가 크게 느껴지겠죠. 왜 암에 걸렸는지 뭐가 문제인지 누구 잘못인지 정말 다양한 의문점이 생기는데 이러한 고민은 최대한 빨리 마음속에서 정리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받아들이고 새로운 생활 패턴에 익숙해져서 행복하게 살고 계신 환자분들도 많아요. 마지막으로는 주변의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가족들의 도움이나 친구의 관심이 때로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는 것 앞에서 모든 걸 혼자 끌어안고 감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나한테 관심 주는 걸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관심이 줄어들면 서운해하기도 해요.
아픈 사람 사람처럼 보이기는 싫은데 또 너무 건강한 사람 취급을 당하면 서럽다고 해요. 암 치료 과정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모든 걸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좀 인정하시고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여유도 보여주세요. 도움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솔직하게 조금만 더 도와달라고 이야기하셔도 좋겠습니다. 암이라는 거는 정말 무섭기도 하고, 많이 지치는 병입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인생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암 환자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내 행복한 삶을 방해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많이 힘드실 때는 주저하지 말고 꼭 치료를 받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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