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들

발열조끼를 사다

stayalive1 2020. 12. 12. 06:59

나는 오른 쪽에 사이버나이프 시술을 받은 후 영상 7도까지만 외부 활동을 한다. 의사들도 추운데 나가는 것을 권하지 않고 의사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추운데 10분 이상 있으면 온몸에 한기가 들면서 숨 쉴 때마다 폐에서 문창지에 바람빠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버나이프 시술 후 매년 '7도 룰'을 꼭 지켰다.

 2018년에는 11월 8일까지, 19년에는 11월 15일까지 밖에서 걸었다.

그 이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종합병원에 가서 걷거나  제주도에 갔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3번씩 박물관에 간 적도 있었다. 중앙 복도에서 걷기도 하고 심심하면 유물을 보기도 하고 식당도 있어 환자에게는 아주 좋은 환경이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작년보다 늦게까지 기온이 유지되고 코로나 때문에 박물관도 문을 닫고 종합병원에는 함부로 들어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최고 온도 5도가 되는 날 오후 3시(가장 기온이 높은 시간)에 밖에 나가 걸었다.  

한 40분쯤 걷다가 공원 가운데 있는 도서관에 가서 20분쯤 머물러서 폐를 데운 다음 다시 40분쯤 걸으면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 나빠지면서 도서관도 문을 닫았다. 

찬 기운에 폐로 스며드는 한기는 옷을 아무리 많이 입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발열조끼를 샀다. 발열 조끼 입고 마스크 두 개 쓰고 걸으니 한기가 들지 않아 좋다. 5도 정도까지는 걸을만 하다. 물론 그 이하로 내려가면 들이쉬는 공기 자체가 너무 차가워 힘들 것 같다.

발열조끼를 입으니 언덕 올라갈 때 땀이 나도 식지 않게 계속 데워주니 옷을 많이 입지 않아도 되고 따뜻하다. 

한시간 반 정도 조끼 입고 걸은 다음 집에 와서 반신욕을 한시간 정도 하니 내가 알아채릴 수 있는 신체적 부작용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지난 투병 기간 동안 항상 11월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가 2월 검사에서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겨울 만 되면 마치 전쟁을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된다.

앞으로 3개월을 잘 버텨야 또 일 년의 시간이 내게 주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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