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들

고막 환기관 삽입술을 받다.

stayalive1 2023. 1. 22. 10:08

 

 

고막환기관 삽입술 설명  https://www.korl.or.kr/webzine/116/sub3.html

고막환기관 삽입술 안내시술 전 시청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lnzVZu3tf2A  

 

지난 해 11월에 코로나에 걸렸다가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회복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체력은 많이 떨어져서 밖에 나가 걷는 수가 좀 줄었었다.

 

그런데 12월 중순쯤 되니 오른쪽가 좀좀 답답해졌다. 마치 비행기 탔을 때처럼 멍해지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암환자들은 이상한 증세가 새로 등장하며 겁부터 먹는다. 항암제 내성이 와서 다시 암이 커졌나 걱정부터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 내성와서 고생할 때는 목소리도 갈라지고 오른쪽 쇄골과 안면 오른쪽에 감각 이상이 왔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증상은 없었다. 단순한 중이염일거라고 생각하고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고막 안에 물이 차 있다고 했다.

아!  통증, 기침, 발열없이도 중이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가끔 요가할 때 귀속에서 딸깍거리는 소리가 났을 뿐이었다. 

 

의사샘은 일단 약을 좀 먹어보고 좋아지지 않으면 고막에 구멍을 뚫고 물을 빼낸다고 했다.

그래서 한 이주쯤 약을 먹었는데 전혀 좋아지지 않았고 점점 더 청력을 상실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줌 미팅 때 이어폰을 끼는데 왼쪽 이어폰을 빼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의사샘도 이제는 물을 빼야하는데 암4기 환자니 대학병원가서 빼라고 권했다.

 

대부분의 동네 의사 선생님들은 암4기 환자들에게는 무리가 가는 시술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면역력 약한 환자라 부작용을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병원에 갔더니 청력검사부터 해보더니 청력이 너무 떨어져 바로 시술해야 한다고 했다. 며칠 뒤 예약하고 시술을 하러 갔다. 

 

시술은 먼저 귀에 연고 같이 생긴 도포마취제를 넣고 30분 쯤 기다린 후 고막에 구멍 내고 관을 삽입했다.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지만 정말 아팠다. 아픈 것 참지 못하면 마취실로 가서 큰 마취하고 해야 한단다.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버텨보기로 했다. 지난 10년 동안 온갖가지 시술을 당해봤지만 이 시술이 정말 제일 아팠다. 

같이 가 주었던 딸의 손과 의자 손잡이를 꼭 잡고 온몸에 힘을 주며 버텼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처치실에서 나오면서 사이좋게 손소독제로 소독하고 나왔다. ㅋ

 

요즘에 모든 것이 라이브로 보는 시절이라 눈 앞에 커다란 모니터로 칼이 들어 가거나 관을 삽입하는 장면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의사샘은 무서우면 보지 말라고 했지만 정말 흥미진지했다. 나와 딸은 정말 인상 깊게 보았는데 의사샘은 아마도 사이코 모녀로 생각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귓구멍이 작고 많이 구부러져 있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작고 구부러진 귓구멍이 이 시술에는 어려움을 많이 주었다. 관을 한번에 삽입하지 못하고 몇 번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쨌든 무사히 치료를 받고 집에 와서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는데 위가 갑자기 심하게 아팠다. 

아마도 스트레스를 만땅으로 받아 위가 경련을 일으킨 모양이다. 

기나긴 투병 생활 동안 그래도 내가 잘 버틴 이유 중의 하나가 나의 위가 비교적 튼튼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평소에도 매우 것을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해 백신 맞고 심한 위장장애를 경험했는데 그  이후로는 위가 많이 약해진 느낌이다.

시술 받으면 분명히 항생제 먹을 것이므로 시술 받기 전부터 김치를 포함한 고추가루를 완전히 끊었었다.

항생제를 먹기도  전에 위가 아프니 황당했지만 약 먹고 집에 있는 소화제 한 알 더 먹고 위궤양에 먹는 약 까지 예방적으로 먹었다.  어쨌뜬 이틀치 처방된 항생제를 다 먹어야 더 큰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거다.

다행히 위상태는 그럭저럭 좋아져서 이틀치 항생제를 다 먹었다. 

 

나는 시술하고 비행기를 타도 되는지 물어보았는데 문제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샤워할 때 귀에 물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강조 하며 벽에 붙은 '귀마개'를 가르켰다. 

얼마나 환자들이 물어보면 귀마개 샘플을 벽에 붙여 놓았을까. 웃음이 나왔다.

 

나는 암환자가 되면서 머리를 자주 감지 않게 되었다. 머리카락이 옥수수 수염처럼 '극건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인은 머리를 일주일에 한번 감는다는 어느 피부과 샘의 말씀을 떠 올리며 나도 요즘 머리는 1주일에 한번 감는다.

귀까지 시술했으니 머리를 더 자주 감지 않을 핑계가 생긴 것이다.

 

암환자가 되기 전에는 매일 머리를 감았었다. '심한 지성'이기에 저녁에 감고 자면 아침에 다시 떡이 되기에 매일 아침에 감아야했었다.

지금은 일주일이 지나도 기름기가 보이지 않는다. 

 

샤워 때 물을 완벽 차단하기 위해 다이소에서 파는 방음용 귀마개와 염색용 귀마개를 샀다. 

이중 차단을 하면 좀 나을것 같았다. 

 

나같이 귀가 좁고 구부러진 사람은 방음용 귀마개를 귀에 넣어도 계속 빠진다.

가위로 두께를 줄인 후 귓바퀴를 위, 뒤로 힘껏 잡아 당긴 후 집어 넣었더니 제대로 들어갔다. 혼자하기에는 기술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다이소에서 산 귀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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